2025. 2. 21. 12:09ㆍ정보공유
크리스마스 이브날, 가족들과의 특별한 저녁을 위해 로브스터를 주문했다. 새벽에 문 앞에 도착한 살아있는 로브스터를 보며, 문득 세상이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직접 마트에 가서 장을 봐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침대에 누워 원하는 물건을 고르고, 비교하고,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었고, 교육 환경 역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우리 교실의 모습도 달라졌다. 전자칠판이 보급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소지하고 있으며, 교육청에서는 1인 1스마트 기기 보급을 통해 디지털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 교육에서도 지능형 과학실이 도입되며 가상실험, 센서를 활용한 실험 활동 등이 활성화되고 있고, 온·오프라인 수업이 자연스럽게 혼합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변화가 과학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 단순히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일본 학술시찰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 싶었다.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일본의 과학교육 현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고, 우리의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배움이 있기를 기대하며 시찰에 나섰다.
시마즈제작소 창업기념자료관 – 꾸준함의 힘
일본은 세계적으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다. 그 근간에는 어떤 교육 철학이 자리 잡고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찾은 첫 번째 장소는 시마즈제작소 창업기념자료관이었다. 이곳은 일본 과학기술의 뿌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단순히 기업의 역사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 과학기술 발전의 축적된 시간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인물은 ‘다나카 고이시’였다. 그는 연성 레이저 이탈 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202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놀라운 점은 그가 학사 출신의 민간 연구원으로 일본 내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라고 한다. 학계가 아닌 민간 연구소에서 평생 한 분야를 깊이 연구한 끝에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 이후에도 여전히 같은 회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질량분석 연구소의 소장으로 근무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연구란 단순히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꾸준한 호기심과 탐구의 연속성에서 탄생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관 곳곳에는 오래된 발명품부터 최신 실험 기구들까지 다양한 전시물이 있었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일본 과학교육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실험 기구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를 통해 일본인들의 치밀함과 끈기를 엿볼 수 있었다. 발명품을 단순히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 과학기술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발명교육이 주로 초등학교에서 끝나버리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대비되었다. 우리는 발명 대회를 일회성 행사로 치르는 경우가 많고,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 다음 해에 더 발전된 형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학생들이 단순히 ‘결과물’을 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탐구를 장려하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에노 국립과학박물관 – 체험으로 배우는 과학
시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 중 하나는 우에노 국립과학박물관이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과학관인 이곳은 단순히 전시물을 관람하는 공간을 넘어, 방문자들이 과학을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에도시대의 정교한 만년시계부터 첨단 우주기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전시물들이 있었고, 학생들이 과학의 역사와 발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점은 디지털 전시에 치중하지 않고, 실물 전시와 체험 중심으로 박물관이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 과학관들이 VR이나 AR 등의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실제 실험 도구를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보며 과학의 원리를 체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과학교육에서 ‘직접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과학관 내에서의 체험이 학생들에게는 단순한 놀이나 오락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력과 탐구심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
또한, 전시물 하나하나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과학교사들과 함께 과학관을 방문하면서 각 전시물에 대해 선생님들이 전문적인 설명을 해주셨고, 이를 통해 전시물에 담긴 과학적 원리와 역사적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각자의 전공 분야에 따라 흥미로운 해설이 덧붙여져, 단순히 전시물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풍부한 학습의 시간이 되었다. 특히 선생님들의 설명 덕분에 전시물의 숨겨진 의미와 과학적 맥락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는 학생들과 함께 과학관을 방문할 때에도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적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과학관에서도 교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이런 깊이 있는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느꼈다.

JAXA & 리켄 생명과학 연구센터 – 우주개발의 교육적 가치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방문은 이번 시찰의 하이라이트였다. 평소 우주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더욱 기대가 컸다. 학생들과 함께 ‘우주 쓰레기 제거 방법’을 주제로 한 대회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우주개발과 관련된 실질적인 연구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JAXA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실제 통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단순히 전시관에서 우주 관련 모형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다. 우주인들이 직접 전하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학생들에게 이런 교육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이미 우주개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학교 현장에서도 이러한 국가적 목표를 반영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리켄 생명과학 연구센터에서는 무중력 환경에서 면역기능 저하를 줄일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었는데, 이는 미래의 달과 화성 유인 탐사에 필수적인 연구라고 했다. 또한 동면 세포를 활용한 연구는 장기간 우주비행에 필요한 생명 유지 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최첨단 연구를 학교 수업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 우주과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로 적용 가능한 분야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수업을 기획하고 싶었다.
JAXA & 리켄 생명과학 연구센터 – 우주개발의 교육적 가치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방문은 이번 시찰의 하이라이트였다. 평소 우주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더욱 기대가 컸다. 학생들과 함께 ‘우주 쓰레기 제거 방법’을 주제로 한 대회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우주개발과 관련된 실질적인 연구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JAXA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실제 통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단순히 전시관에서 우주 관련 모형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다. 우주인들이 직접 전하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학생들에게 이런 교육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이미 우주개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학교 현장에서도 이러한 국가적 목표를 반영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리켄 생명과학 연구센터에서는 무중력 환경에서 면역기능 저하를 줄일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었는데, 이는 미래의 달과 화성 유인 탐사에 필수적인 연구라고 했다. 또한 동면 세포를 활용한 연구는 장기간 우주비행에 필요한 생명 유지 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최첨단 연구를 학교 수업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 우주과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로 적용 가능한 분야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수업을 기획하고 싶었다.

과학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며
이번 일본 학술시찰은 단순한 견학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처음에는 일본의 디지털 교육 환경이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를 보고 싶었지만, 오히려 디지털에 대한 의존보다는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탐구심을 강조하는 일본 과학교육의 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시대일수록, 과학교육은 오히려 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깨달았다.
시찰을 마치며, 학생들에게 어떤 과학수업을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빠른 결과만을 중시하는 교육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발명교육이든 우주과학이든, 학생들에게는 '과학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려는 과정'임을 알려주고 싶다.
이번 시찰은 과학교사로서의 내 역할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과학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야겠다. 이 귀중한 기회를 제공해주신 두산 애너빌리티에 감사드리며, 함께한 동료 교사들과의 소중한 대화와 배움에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정보공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육활동 보호방안_이나연 변호사_3탄 (3) | 2024.05.08 |
---|---|
교육활동 보호 방안_이나연 변호사_2탄 (1) | 2024.05.07 |
교육활동 보호 방안_이나연 변호사 1탄 (1) | 2024.05.02 |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 이해 제고_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승미 연구원 (4) | 2024.03.16 |
평화로운 학교 & 행복한 선생님 되기!_경기덕양중학교 이준원 교장(전) (4) | 2024.03.13 |